야산(野山) 故 안인철 목사 1주기 추도예배 안내
서산풀뿌리시민연대 전 공동대표 안인철 목사님 1주기를 맞이해
추모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일 시: 2021년 8월 9일(월) 오전10시
■ 장 소: 갈산교회, 서산시 희망공원묘지
■ 참석안내
코로나 단계로 49명까지 가능해 인원 조정이 필요합니다.
참석 하실 분들은 8월 5일까지 사전 연락 부탁드립니다.
■ 문의 : 010-2000-5150
가난한 목사를 애도함
-야산(野山) 안인철 목사 1주기에
박 철 (샘터교회 원로목사)
이 세상 아름다운 모든 것들은, 그 생명이 짧아야 하는 이유라든가
생명의 짧음이, 아름다움의 참 원인인지를
더 이상 묻지 않게 되었을 때에야
가난은 부끄럼이나 불편함이 아니라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진실로 고통을 스승으로 삼고, 가난함을 애처로 삼고
비천함을 집으로 삼는 사람이었다.
평안할 때보다 고통 속에 참된 진리를 추구하고
높은 자리 좋아하지 않고, 어깨 힘주고 거들먹거리는 부보다
가난함을 사랑하는 아내처럼 항상 곁에 두고
늘 겸비하여 낮은 자리에 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가난한 자들과 소수자 편에 서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눈팔지 않고 자기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그와 산행을 하거나 여행을 하게 되면, 언제나 허드렛일을 자청했다
힘들어도 힘들다는 내색을 안 하고, 엷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는 본성이 선하고 결이 부드럽고, 지혜와 기쁨이 넘쳤고
하늘같이 맑은 사람이었다.
참으로 그의 부재가 원망스럽구나!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이, 가을날 떨어지는 낙엽 같은 것이란 말인가
그대와 나누었던 사랑과 우정 대화와 산행
그것을 추억으로만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 야속하구나!
세파가 할퀴고 간 생의 난파선에서, 질병과 고독에 절은 영혼들을
끄집어 올리던 그대의 손길은, 오직 가난이 되어 그 실체를 목도(目睹 )한
성자들의 당연한 몸짓에서만 비롯되는 것임을 알게 된 때에
나도 비로소 가난을 추구하기로 맘먹기에 이르렀다
아, 뼈가 시리도록 가난한 그대여
마음마저 가난한 그대여
아니, 그대로 가난이었던 아름다운 그대여
가는 사람 붙잡지 못하고, 가게 만든 아픔을 견디며
사랑이 죽을 만큼 강하다면, 사랑은 파멸을 넘어서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구나! 우리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마지막 어둠 배웅하는 지상의 등불을 위해
기꺼이 더 가난해질 수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